시작하기에 앞서, 2025년 4월 14일 크래프톤 정글 9기에 최종 합격했다. 5월 12일부터 크래프톤 정글 용인 캠퍼스에서 정글 과정이 시작된다!
KRAFTON JUNGLE 9기 인터뷰(최종) 합격 안내 사진
사수 없이 입사 초기부터 퇴사까지 앱 개발팀을 팀장으로서 이끌었다. 팀을 이끌며 많은 걸 경험했지만, 기술적으로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아직 관리자가 되기에는 개발 경험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여전히 개발이 더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이후 기술적으로 다시 정비할 시간을 갖기 위해 항해 플러스 프론트엔드 코스에 합류했다. 2025년 3월 3일, 항해 OT에서 온보딩 매니저님이 앞으로의 과정을 설명해주시며 크래프톤 정글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다. (앞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크래프톤 정글 이라는 키워드가 묘하게 머리에 콕 박혔고,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보게 됐다. CS 기본기에 충실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평생 성장하는 개발자'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히 와닿았다. '성장'이라는 단어에 홀린 듯, 지원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한 달간의 준비
지원서 작성
- 지원동기에 대해 설명
-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성취 경험
- 기억에 남는 팀워크 경험
- 지원자를 반드시 뽑아야 하는 이유
- SW 개발 관련 교육 경험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분량이 아니었다. 300~500자 내외라는 조건은 충분했지만,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오히려 취업 준비였다면 더 쉬웠을 것 같다. 예비 교육자의 시선에서 담백하게 풀어내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처음에는 "~~앱을 ~~로 전환해 사용자 이탈률을 5% 미만으로 낮췄다" 같은 성과 중심의 문장을 써봤지만, 친구가 그런 건 취준할 때나 쓰는 거라며 답답했는지, 거의 밤을 새워가며 조언해줬다. 덕분에 여러 방향에서 내용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진짜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뭘 느꼈으며, 왜 크래프톤이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었다.
???: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 (대신 뛰어준 너 덕분에 붙었다~)
친구가 거듭 강조했던 건 하나였다. "이 사람들, 며칠 만에 수백 개 지원서 읽어야 한다. 제발 뇌 빼고도 읽히게 써라, 제발" 그래서 읽는 사람이 부담 없이, 가볍게 읽히면서도 내 진심이 전해지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AI와 함께 만든 맞춤형 지원서
소드 아트 온라인 비터의 탄생
지원서 첨삭에는 AI도 적극 활용했다. 기본적인 내용을 먼저 작성한 뒤, 어휘와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다듬기 위해 ChatGPT를 적극 활용했다. 특히 '내 GPT 만들기' 기능을 이용해, 크래프톤 정글의 합격 후기, 선배들의 한마디, 인재상과 이념 등을 사전에 학습시켜두고, 그걸 바탕으로 첨삭을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그 외 사용했던 툴
- 부산대학교 -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맞춤법은 정확하지만, 용어가 비즈니스에 맞춰져 있어 조금 아쉽다. - 사람인 - 글자수 세기
좀 놀라웠는데, 어휘를 GPT보다 자연스럽게 수정해 준다.
1분 자기소개 영상
많은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파트지만, 나는 오히려 가장 재밌었다. 촬영도 세네 번 만에 끝냈다! 크래프톤 정글에서 제공한 가이드를 참고해 대본 구조를 잡았고, 주제는 '벤치 프레스 1RM 갱신 도전' 에 대한 이야기였다. 운동 이야기였던 만큼, 촬영도 운동복 그대로 진행했다.
감기에 걸린 상태라 코맹맹이 소리가 심하긴 했지만, 합격한 걸 보면 이 항목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던 것 같다.
아, 하나 더! 나는 텔레프롬프터 앱 을 활용해서 자연스럽게 대본을 읽으며 촬영했다. 선배들의 영상도 많이 참고했는데, 화면을 잘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보는 사람이 내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망의 입학시험
입학시험 사전 학습 자료
입학시험 약 2주 전에 미리 학습 자료가 제공된다. 이 자료를 차근차근 따라가기만 해도 입학시험을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잘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많은 후기에 "돈 받고 팔아도 될 수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나도 깊이 공감한다. 특히 비전공자라면 이 자료만으로도 간단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고 배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개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따라 하기'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예제 코드에 옵저버 패턴이나 팩토리 패턴을 적용해보기도 했고, API를 구현할 때는 데코레이터를 직접 작성해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입학시험 당일
입학시험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복장도 단정히 갖춰 입은 채 책상에 앉았다. 편한 복장으로 임하면 괜히 긴장감이 흐트러질 것 같았다.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제공된 문제를 분석하며 요구사항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했고, 하나씩 클리어해나가며 구현을 마쳤다. 앞서 예제 코드에 적용해봤던 패턴이나 데코레이터들이 실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중요한 기능 하나를 빠뜨린 채 제출하려다, 1분 전에야 그걸 깨닫고 부랴부랴 수정했다. 으아... 진짜 죽다 살아난 기분 🥲
떨렸지만, 나쁘지 않았던 인터뷰
입학시험을 치른 직후, 곧바로 면접 준비에 들어갔다. 결과 발표 7일 후 바로 인터뷰가 진행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확보하려 한 선택이다.
하필... 이때 항해 과제가 너무~~ 어려워서 진짜 힘들었다.
AI와 함께 준비한 인터뷰
지원서를 작성할 때처럼, 인터뷰 준비에도 AI를 적극 활용했다. 앞서 했던 것처럼, 지원서를 학습시켜 둔 뒤 ChatGPT와 '무한 인터뷰'를 반복했다.
항해 일정도 함께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하루 루틴은 거의 고정돼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점심 먹기 전까지는 계속 말하기 연습. 이후에는 헬스 다녀와서 항해 과제를 클리어. 진짜 정신없이 바쁘고 어지러운 한 주였다.
그러던 와중에... 합격했다!
KRAFTON JUNGLE 9기 입학시험 합격 안내 사진
면접은 A, B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고, 매 시간마다 3명씩 진행된다. 원하는 시간대에 면접을 보기 위해서 합격 문자를 받자마자 피켓팅이 시작된다.
전날 어느 정도 계획은 했고, 오전 11시 면접을 노리기로 했다. 그냥 느낌이 좋았다. 사실 나는 '1'이라는 숫자를 좋아해서, 11, 21, 31처럼 '1'이 들어간 숫자에 끌리는 편이다. 그래서 A 그룹 11시를 노렸지만 실패했고, 아슬아슬하게 B 그룹 11시에 겨우 신청할 수 있었다.
인터뷰 당일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고구마랑 프로틴을 먹고, 예상 질문에 따라 정리해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하기 연습을 하며 오전 시간을 보냈다.
오전 10시 50분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에 입장 요청을 보내고 대기했다. 어떤 분은 바로 입장 수락돼서 면접관과 스몰토크도 했다고 하던데, 나한테는 그런 이벤트는 없었다.
조금 아쉬웠다ㅋㅋ
인터뷰 중 받았던 질문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는
'왜 크래프톤 정글에 지원했는지', '이 과정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정글의 흐름을 잘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인지' 를 판단하려는 질문들이었다. 마지막엔 기술 질문도 하나 주어진다.
돌이켜보면, 내가 너무 외운 티를 냈는지 면접관님이 "어우~ 열심히 잘 외워오셨네요~" 하시기도 했고ㅋㅋ
다른 분들은 질문을 6개 받았는데, 나는 5개만 받아서 살짝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기술 질문에서 실수를 했다. 동시성에 대해 묻는 질문이었는데, 나는 그걸 성능 쪽으로 해석해서 답변해버렸다.
내 답변이 틀리진 않았지만, 면접관이 듣고 싶었던 방향은 아니었을 것 같다. 순간 살짝 실망하신 느낌도 있었다.
면접 끝나고 완전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ChatGPT한테 인터뷰 회고하면서 예측 좀 해달라고 했더니, "아슬아슬할 것 같다" 고 하더라ㅋㅋㅋ
그래도 결국엔 합격했잖아~ 어 형이야~
마치며
이상으로 크래프톤 정글 합격기를 마친다. 합격 후기를 찾아보며 정보를 모을 때, 실질적인 준비 과정이나 분위기, 사소한 디테일까지 담긴 글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서 이 글에는 그런 부분까지 최대한 담아보려고 했다.
크래프톤 정글에 지원하려고 정보의 바다를 떠도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질문도 언제든지 환영한다!